오키노시마, 울릉도, 독도 그리고 안용복

07
2016

오키노시마, 울릉도, 독도 그리고 안용복

오키노시마, 울릉도, 독도 그리고 안용복

  

2016.7.26~29 | 일본 돗토리현, 시마네현

앨리스의 나라, 일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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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키섬 시라시마 전망대

   3박 4일 간의 일정을 한마디, 아니 한 장면으로 요약하자면 위 사진을 고를 수 있겠습니다. 세계지질공원으로 등재된 오키섬의 그림같은 풍경의 북서해안. 천혜의 절경과 집요한 야욕이 교차하는 저 풍경은 현재 일본의 실체를 나타내는 상징일 될 수도 있을 것입니다.

  샘이 날 정도로 잘 정돈된 거리와 몸에 밴 친절을 내뿜는 일본인. 그들의 야욕과 집착. 도무지 양립할 수 없을 것 같은 극단의 가치가 공존하는 앨리스의 이상한 나라, 일본.

  군국주의 망령이 자국은 물론 주변국 까지 절망의 나락으로 밀어 넣었던 과거가 채 한 세기도 지나지 않았음에도 이들은 마치 과거의 악행을 모두 잊은 듯 해맑게 전범들의 논리를 다시 따르고 있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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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센 국립공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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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키섬 운하

관계의 역사를 품은 돗토리, 시마네.

오키신사

오키신사

  독특한 신앙 체계를 가진 일본은 지구상에서 가장 많은 숫자의 신을 추앙합니다. 풀,나무,돌,산… 생각할 수 있는 거의 모든 것들을 신격화 하고 신앙의 대상으로 삼습니다. 그 신앙의 표현은 길가 의 작은 비석, 돌조각에서 부터 커다란 신사에 이르기 까지 다양합니다.  돗토리현 오키섬의 오키신사는 그들에게 농사법과 술제조법 등을 전수한 조상을 기리는 곳입니다. 그 조상이란 이웃 나라인 고대 한국에서 도래한 사람들입니다. 현대의 오키섬 주민들은 자신의 뿌리와 현재의 번영의 시발점이 된 ‘문명 전달자’에 대한 고마움을 오랫동안 잊지 않고 기억하고 있는 것입니다. 물론 이면에는 개인의 기복을 기원하기 위한 신사로서의 기능이라는 점이 없지 않으나 오키신사의 본연의 목적이 문명전달자를 신격화 하고 모시는 것이라는 점은 부정할 수 없습니다.

  이웃의 조상을 신격화 하는 부분과 그 이웃에게 침략전쟁을 일으키는 이율배반의 행위. 도무지 상식의 논리로 풀 수 없는 지점에서 한 장의 지도를 마주치게 됩니다. “대동아공영도”. 자아분열 상태에 논리적 정당성을 부여하기 위한 처절한 착란의 경지. 거짓된 논리에 정당성을 부여하기 위한 망상의 시발점. 이런 관점에서 그들의 역사관과 영토전략을 이해하면 납득이 갈 수도 있습니다. 물론, 망상을 기초로 벌이는 범국가적인 대국민 세뇌공작은 지난 세기의 군국주의 망령을 떠올리게 함이 충분하기에 소름돋을 정도로 섬짓한 대목입니다.

  꽃같은 청춘들을 카미카제로 몰아넣었던 집단 최면과 현재의 대국민 홍보 활동은 묘하게 오버랩되는 부분이 적지 않습니다.

오키향토관에 전시된 홍보물

오키향토관에 전시된 홍보물

새로 생겨난 久見독도역사관

새로 생겨난 久見독도역사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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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도영유권 주장이 실린 교과서 (시네마현 독도자료관)

독도영유권 주장이 실린 교과서 (시네마현 독도자료관)

 

조선의 백성 안용복의 숨결이 남은 돗토리현

안용복이 오키섬으로 끌려올 때 입항한 포구

안용복이 오키섬으로 끌려올 때 입항한 포구

안용복의 이동경로로 추측되는 요나고 항구

안용복의 이동경로로 추측되는 요나고 항구

요나고 성

요나고 성

요나고 성 재현모형

요나고 성 재현모형

  울릉도에서 불법조업을 하던 왜인에게 항의하던 안용복은 오키도주에게 끌려가게 되고 이로 부터  독도 영유권 사료의 명백한 한 대목이 역사에 남게 된다.

  안용복은 오키도주 앞에서 울릉도는 명백한 조선의 영토이며, 일본인이 불법으로 남의 땅에 와서 행패를 부리고 멋대로 고기잡이를 했다고 주장하였다. 그러자 당황한 오키도주는 그를 호키슈(백기주) 태수에게 보냈고 호키슈 태수는 다시 에도에 편지를 보냈다. 에도 막부는 그런 작은 섬을 무력을 뺏는 일은 지극히 쉬운 일이지만 그깟 섬 하나 때문에 이웃나라와의 교리를 해치는 것은 옳지 않다고 울릉도에서 조업하던 가문들에겐 일본 동해안으로 어장을 옮길 것을 지시하고 다신 일본인이 울릉도로 가지 않겠다는 편지를 써서 안용복에게 준 다음에 그를 조선으로 돌려보내라는 명령을 내린다.

   이렇게 한일관계의 역사속에서 첫 등장하는 영유권 사건은 안용복과 돗토리현, 시마네현을 빼놓고 이야기될 수 없습니다.  아이러니하게도 현재 일본의 독도영유권 주장의 일번지가 바로 이 지역이라는 점도 이율배반의 연장선입니다.

지칠 줄 모르는 인파이터 복서같은 집요함

  독도 영유권을 주장하는 일본의 전략과 행동은 그 시발점의 논리전개가 억지스러움을 논외로 하더라도 더할나위 없이 집요하고 침착합니다. 사실관계의 증명이나 합리적인 추론과는 무관하게 거의 맹목적인 신앙에 가깝습니다. 영유권 주장이라는 깃발 아래 일사불란하게 움직이는 군대처럼 의문도 회의도 없이 앞을 보고 질주하는 병정처럼 그들은 무섭게 소리없이 내달리고 있습니다.

  그들이 전시하는 고지도전에서 조차도 울릉도는 죽도로, 독도는 송도로 표기되며 자국의 영토가 아닌 것으로 기록되어 있음에도 개의치 않고 더욱더 많은 독도자료관을 개설하고 있는 모습은 진정 그로테스크한 인파이터 복서입니다.

돗토리현 독도자료관 게시물

돗토리현 독도자료관 게시물

돗토리현 독도자료관 독도관련 간행물, 한국어 출판물도 상당수 전시되어 있다.

돗토리현 독도자료관 독도관련 간행물, 한국어 출판물도 상당수 전시되어 있다.

돗토리현 독도자료관 자료실

돗토리현 독도자료관 자료실

돗토리현 독도자료관 독도모형

돗토리현 독도자료관 독도모형

19세기 후반에 일본에서 제작된 지도. 자국의 영토가 아닌 부분은 채색되지 않은 상태이며, 독도의 표기는 그들이 주장하는 죽도가 아니라 송도이다.

19세기 후반에 일본에서 제작된 지도. 자국의 영토가 아닌 부분은
채색되지 않은 상태이며, 독도의 표기는 그들이 주장하는 죽도가 아니라 송도이다.

애니메이션으로 표현된 독도 이야기

애니메이션으로 표현된 독도 이야기

아이들에게 분쟁보다 평화와 공존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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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년 뒤, 혹은 20년 뒤, 길어야 30년 뒤면 세상에서 사라지고 이름만 남거나, 아니면 그 이름 조차도 흔적 없이 사라지고 말게 될 세대가 100년, 200년 후대에 영향을 미칠 전반적인 정책을 담당하고 있는 것은 세상 대부분의 국가의 공통된 모순입니다.  다음 세대의 운명에 대한 고민과 성찰이 그나마 존재하던 시대에는 최소한의 균형추가 작용했으나, 근시안적인 욕망에 사로잡혔던 시대와 국가는 항상 공멸을 불러왔음은 역사적 사실입니다.

  과거 일본의 그릇된 욕망과 판단으로 인해 고통의 역사를 떠안아야 했던 이웃 국가인 우리는  그들의 일탈이 언제나 걱정스럽습니다.  결과는 분명 우리의 고통으로 이어질 것이고 그 이전에 자국의 안위 또한 보장될 수 없는 것은 당연한 추론일 것입니다.

  천진하게 뛰어노는 오키섬의 이 아이들의 미래를 생각한다면 일본정부는 현재의 망상에서 벗어나고 주변국과 평화 공생의 길을 모색해야 할 것입니다.  국가간의 이해관계를 넘어서서 나는 진정 이 아이들의 미래에 평화가 깃들기를 바라며, 현명한 가치판단을 내릴 수 있는 올바른 세대로 자라나길 기원합니다.  국가의 그릇된 판단이 국민에 대한 폭력으로 이어지는 비극이 두 번 다시 일어나지 않기를 바랄 뿐입니다.

 

2016.8.1~5 | 대한민국 울릉군 독도

뱃길로 두어시간이면 도달하는  오키섬으로 부터 독도로 이동하는데 걸린 시간은 꼬박 하루가 더 걸린 것 같습니다.  ‘가깝고도 먼 나라’라는 표현이 와 닿습니다.  이렇게 가깝고 비슷한 외모를 가진 두 나라의 골은 깊고도 깊은 역사를 갖고 있습니다.  북유럽의 어떤 나라는 이웃나라의 독립기념일에 맞춰서 국경선의 높은 산봉우리 하나를 선물한다고 하는데 우리의 이웃은 되려 남의 땅을 뺏으려는 집착 속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사실이 씁쓸합니다.

울릉도독도연구소의 독도일정은 몇몇 분야의 합동조사입니다.  식물, 미생물, 원생생물, 곤충, 그리고 사진 등 다섯 파트 열 명의 인원이 함께 합니다. 그간 기상조건이 맞지 않아 번번히 독도 입도에 실패했는데 이번에는 바다가 대리석 표면처럼 미끈합니다.  뱃머리가 갈라놓은 바다 좌우로 날치들이 간간이 날아오릅니다.  그리고 날개가 닿을 듯 낮게 비행하는 깍새?는 그 날치들을 노립니다.  울릉도가 시야에서 사라지고 나서부터는 망망대해입니다. 간간이 떠다니는 패트병과 아주 드물게 숨을 내뿜는 동해고래. 하지만 고래의 숨쉬기는 선장님만 구경하고 저는 떠다니는 패트병만 봤을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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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객선은 독도 접안전에 독도와 가까워지는 모습을 볼 수 없습니다만,  연구소의 조사선(이라고 쓰고 빌린 낚시배라고 읽습니다.) 뱃머리에서 시시각각 가까워지는 독도의 모습을 바라볼 수 있습니다.  여객선은 배의 속도가 줄고, 접안이 완료되고 나면 두둥, 눈 앞을 압도하는 사이즈의 동도 언덕이 보일 뿐입니다.

조사선이라는 근사한 명칭의 배에는 **포세이돈 이라는 실제 이름이 적혀 있습니다. 선실은 1.6*4m의 사이즈입니다.  바닷바람을 맞으며 동해바다를 가로질러 올 때의 낭만은 밤새 모기,샌드플라이,엔진소리를 겪으면서 신기루처럼 사라져 버립니다.  동서도를 오르내리느라 땀범벅이 된 몸을 바닷물로 헹구고 나면 피부 곳곳에는 하얀 소금결정이 생겨납니다.  오래전 독도에서 조업하던 어부들도 아마 저와 같은 몰골로, 아니 더 심한 형편으로 밤을 지세웠을 것입니다. 사실 현재 서도 주민숙소가 개축되기 전에는 서도에 담수화 장비가 없었습니다. 김성도 이장님은 필요한 물을 물골에서 길어오거나 여객선 편으로 전달받는 형편이었으니 샤워는 고사하고 세수도 할 형편이 되지 못했습니다. 주민숙소 싱크대의 수도꼭지를 틀면 바닷물이 나오고, 밥지을 물을 아껴야 하기 때문에 심지어 양치도 바닷물로 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주민숙소의 시설이 이전보다 좋아졌다고는 하지만 늘상 담수장비는 정상작동을 하지 않고, 발전기도 수시로 말썽이고… 그러다보니 이번에는 주민숙소를 이용할 수 없게 되었고 부득이 배를 빌려 오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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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도 한반도 지형 부근의 식물상을 조사중인 연구원

일본이 끈질기게 영유권을 주장하며 집요한 활동을 펼치고 있는 동안 우리는 묵묵히 실효적 지배의 상징적인 행위를 하고 있습니다.  독도를 천연보호구역으로 지정하고 독도의 자연환경을 각 분야에서 연구, 조사하고 있습니다. 울릉도독도연구소에서는 그간 몇몇 신종을 발표하는 성과를 거두기도 했습니다. 지구상에 존재하는 생물의 공식적인 이름인 학명에 ‘dokdo’라는 명칭이 들어가고 전 세계는 그 이름 속에서 dokdo를 읽게 됩니다. 이런 성과들이 축적되면서 세계는 독도를 dakesima 아니라 dokdo로 인식하게 될 것입니다.

오키섬 답사를 동행했던 인문학 연구자들이 안용복의 행적과 기록을 짚어내며 역사를 재구성하고, 과학자들이 독도의 생태를 조사하며 성과를 쌓아나가는 것. 이런 식으로 독도는 조용히 우리땅으로 지켜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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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나리(서도 물골 능선)

술패랭이

술패랭이(동도)

토심이 얕고 해풍이 심해 척박하기 짝이 없는 독도에서 요즘 계절에는 술패랭이와 참나리가 절정입니다.

독도일출

독도일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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